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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날개가 묶인 새 : 탄생의 비극

플라눌라 planula 2023. 12. 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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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제대로 날 수 없었다. 온몸을 압박하듯 조여오는 실타래가 감겨 있었기 때문이다.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몸은 굳고 몸도 한쪽으로 기우뚱하게 기울어져버렸다. 새는 꺼이꺼이 목놓아 울어보기도 하고, 온몸을 비틀며 마구 내달려보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이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까. 어린 시절에는 그런대로 힘이 있어서 하루종일 몸을 비틀거나 달리거나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새는 이 모든 것이 소용이 없음을 알았다. 실타래는 몸을 비틀때마다 더 엉켜버렸고 군데 군데 피가 굳어 딱지가 앉기도 했다. 새는 친구들을 따라 날지 못했기 때문에, 그룹을 지어 대형을 만드는 법도 소리를 내는 법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하염없이 하늘을 보고, 또 보고, 나도 언젠가 날 수 있겠지... 하며 한 숨을 쉴 뿐이었다. 

 

몸을 칭칭 감고 있는 줄 때문에 먹이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몇가지 음식을 먹으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천천히 호흡하면서 겨우겨우 목숨을 유지할 정도로만 먹었다. 조금이라도 많이 먹었다간 줄의 압박이 더 심해져, 몸이 마비될 것만 같았다. 새는 왜 나를 이렇게 낳아줬느냐며 부모를 원망했다. 부모는 너는 왜 유독 이상하고 독특한 모양으로 태어났느냐며 구박했다. 새가 감고 있는 투명한 줄이 부모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하필이면 장애를 가진 자식이 태어나,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할 따름이었다. 

 

새는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매 순간 자신이 독특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쓸모없이 태어난 자신은 죽어버렸으면 하고 매일 같이 기도했다. 태어난 여섯 째해가 되던 해, 새는 높은 곳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져버리려고 결심했다. 절뚝거리며 난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던 새는, 난간의 턱을 넘지 못해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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